6월 13일, 연합뉴스의 한 기자[각주:1]는  LA 다저스 돈 매팅리 감독의 인터뷰 영상을 쏘스로 대충 기사를 썼다. 그 자는 어쩌면 네이버의 직원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이 기사를 시장지배자 네이버 포털에서 봤으니깐. 이 시점에서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만 의심의 여지 없는 팩트는 그 지면에 인터뷰 영상이 링크되어 있고, 그 아래에 돈 매팅리 감독의 육성 답변을 대강 짜깁기해서 그럴 듯하게 요약하려 시도한 줄글이 있었다는 나의 기억 뿐.


기사는 이렇게 시작한다. "LA다저스의 괴물 좌완 류현진의 활약에 돈 매팅리 감독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충 쓴 기사에 걸맞는 격을 갖춰, 나 또한 무신경하게 1회독을 하였다. 그 후 탭을 닫고 G마켓으로 넘어가 레인부츠를 구경했다. 그러다 문득 내가 방금 전 기사의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한 번 더 읽기로 하고 탭을 다시 열었다. 


문제의 문장을 발견한 것은 바로 이 때인데, 제 1회독 때 보지 못했던 한 문장이 온통 내 주의를 사로잡았다. 문장은 다음과 같다: "(류현진은) 뛰어난 육상선수고, 풋워크도 좋다."


류현진은 뛰어난 육상선수이고, 풋워크도 좋다. 또한 류현진은 훌륭한 투수이다. 류현진은 방망이[각주:2]가 좋다?

나는 뭐가 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귀찮게도 비디오를 직접 봐야했다. 문제적 발언-은 정확히 4분 41초부터 나온다.


"This guy's a really good athlete. (중략) I dont know if he wants to show it all the time but he is really good athlete.

You see, when he covers first base, his footwork and stuff is really good."



우리 집은 인터넷이 느리다. 요즘 현금흐름이 좋지 않아, 생명보험과 광랜 인터넷을 해지해야 했다.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문제의 5분 지점까지 영상을 보는데, 15분이 소요됐다. 조금 화가 났다.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이 집합으로 5분씩 허비한다면 마음이 좀 누그러질 것도 같다.

(기사보기)"류현진은 환상적인 육상선수다"


요즘 기자들 간에 '육상선수'란 말이 다른 뜻을 가진 속어[각주:3]처럼 쓰이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치솟는 청년실업률 number에 비추어 볼 때, also spiking 취업준비생들의 토익점수에 비추어 볼 때에도, 이런 식의 야구 에러는 실로 슬픈 business가 아닐 수 없다. 영어를 가지고 꼬투리[각주:4]를 잡는 것 같아서 쪼잔한 기분도 들지만 나의 time은 소중하다. 이는 해당 기자만의 이슈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최초의 에러를 범한 자가 뉘신지는 모르지만, 인터넷은 육상 선수 류현진으로 도배[각주:5]되고 있다. 아래를 보자. 


  


국민감정[각주:6]에 부합하여 절전을 할 시간이라, 애국가의 작사가인 윤치호 선생[각주:7]의 일기 속 한 문장으로 글을 맺자.

"The Journalists Are 辱ing Me."





  1. 기자의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겠다. 그가 스스로 밝히고 있다. [본문으로]
  2. 흔히 상상하는 그 방망이가 아닌, 다른 방망이: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지만 , 묵직하고, 휘두를 수 있으며, 손으로 잡기도 하는, 야구 선수들이 거의 가지고 있는 그런 방망이. [본문으로]
  3. 예를 들어 "육덕진" 선수를 가리키는 은어-로서 [본문으로]
  4. 꼬투리는 이 블로그의 영원한 테마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5. 원 소스 멀티유즈의 언론사들이 도미노처럼 조르르 자빠지는 꼴이 퍽 우습다 [본문으로]
  6. 국민감정은 이 블로그의 영원한 테마다 [본문으로]
  7. 친일 논쟁이 있다. 여기서는 뉴트럴한 의도로 인용 [본문으로]
Posted by 고홈솔져 고홈벵상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Madamndefuchu 2013.06.14 00:39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이중, 삼중, 사중으로 마음아픈 내용이내용. 바로크적으로 마음이 아픔.

  2. Alice K 2013.06.14 01:41 Address Modify/Delete Reply

    우선 각설하고 오랫만의 포스팅, 너무나도 기쁩니다.
    연합뉴스 김모기자 세대가 처음 영어공부를 할때 많이 보았을 <우선순위 영단어>에 잘 드러나 있는 주입식 영어교육의 폐해이군요. 저는 이게 <성문 종합영어>에서 끝날 줄 알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주입식 교육의 폐해로 인한 자율적 뇌활용법을 잊었나봅니다. 언제까지 대한민국에서 기자씩이나 할 수 있는 똑똑한 학생들이 이런 주입식 교육으로 단련되어야 하는지 개탄스럽군요. 마지막 대미를 장식하자면, 주입식 교육의 피라미드에서 그 최고봉들은 팍스아메리카나 시대인 지금 미국에서 그나마 가장 선방하고 있는 모 기업들에서 근무하는 것이라니 더더욱 숨이 막히네요.